<오늘의 주인공, 없어진 나의 스쿠터 혼다 죠르노 50cc>
오늘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정리를 해야겠다.
오전 11시경 학교로 출발. 이때까지만해도 스쿠터가 있었다.
오후 8시반경 귀가. 이때 늘 주차를 해 놓은 집 앞 길가에 스쿠터가 없었다.
어차피 안타는 놈이기도 했고... 얼른 팔아야지 하고 있던 차에 없어지니까 역시나 아쉽다. 팔면 얼마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의 베스파(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팩과 오드리 햅번이 타는 그 놈)와 같은 형태의 Oldie 타입의 죠르노라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제품인데다, 앞의 방패 부분이 넓은 이 스타일은 단종이 되어서 더욱 아쉽다(최근에 나온 올디즈 타입은 앞의 방패가 작고 얇다).
여튼 일단 집으로 들어가서 관련 서류를 찾은 후, 오후 9시 15분경에 관할경찰서인 히가시나다(東灘)경찰서에 신고를 하러 갔다.
1층 접수대에서 스쿠터 도둑을 맞은 것을 전달하였더니, 입구 옆 취조실로 보이는 곳으로 나를 안내하였다.
흔히 드라마에서 보는 가로 길이 1미터 정도의 철제 책상과 간이 의자가 양 쪽에 1개씩.
벽면에는 쓰레기로 보이는 박스들과 바닥에는 물이 들어 있는 플라스틱 양동이.
내가 방의 안쪽에 앉고, 경찰관이 입구쪽에 앉았다.
내 등 뒤에 있는 창문은 허리보다 아래는 투명하지 않은 유리, 윗쪽은 투명하지 않은 유리 위에 철제 보호막(마치 감옥처럼)이 되어 있었다. 아마, 외부침입을 막는 것과 취조중에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라 사료된다.
조서를 담당한 경찰관은 나보다 약간 아래거나 비슷해보이는 20대 후반~30대 중반으로, 머리는 빡빡머리 3밀리 커트. 마치 고등학교 야구선수의 머리스타일이었는데, 머리 꼭대기가 약간 벗겨진 듯한 사람이었다. 한 15년 정도 있으면 머리 정점에는 털이 없을 것 같다(제복을 입은 사람의 슬픔이여...). 얼굴은 머리 때문인지 유지고지(U字工事)의 마세코 타쿠로우(益子卓郎)를 닮았다.
우선 나의 신분증을 요구. 외국인등록증을 건네주자, 그것을 보면서 이름과 주소를 직접 손으로 쓰고, 그 후 전화번호와 직업을 물어보고는 다시금 손으로 직접 썼다. 담당 경찰관이 쓰는 글씨는 작고 예뻤다. 남자 글씨체 중에서는 드문 글씨체였다.
조서는 모두 손으로 썼다. 스쿠터 번호, 차종, 없어진 곳(직접 지도를 가져와서 확인), 없어진 시간, 혹시 범행이 의심되는 사람 등등. 얼마에 구매하였는지를 물어 본 후, 신고가를 얼마로 하겠냐고 질문을 하기에 "4만5천엔에 구매하고 신고가를 3만엔으로 하고 싶다"라고 하자, 보통 6개월 이상 타면 반값이라고 하면서 "2만 5천엔"을 가격에 기입하였다.
모두 작성 후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주소와 이름, 전화번호까지 쓰고 조서를 쓰는 일은 끝났으나, 도장이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없다고 하니, 검은 색 잉크를 가리키며 지장을 찍게하였다.
서류가 2장이었기 때문에 간인(間印, 일본어로는 割印)까지 찍게 했다. 경찰관이 쓰다가 잘못 쓴 부분에도 지장을 찍었다. 일본에서는 도장 문화는 있어도 지장 문화는 많이 없기에 상당히 놀랐다. "지장은 범죄자나 찍는 것"이라는 생각이 일본사회에는 있기 때문에 지장을 직접 찍게 한다는 것에 조금 찝찝했지만서도... 그래도 뭐... 라는 생각으로 찍었다.
완성 된 서류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사진 촬영해도 되느냐라고 물어보니 안 된다고 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서류를 어떻게 다른 경찰서와 공유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종이 서류는 그 경찰서에서 보관하고, 그 종이서류를 바탕으로 타 경찰서와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데이터를 따로 작성한다고 하였다(여기서도 일본행정의 이중작업이라니!!!).
여튼 이걸로 서류는 접수 끝.
약 30여분 걸린 듯하다.
어차피 버릴 스쿠터였지만, 덕분에 좋은 경험했다.
범인이 잡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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