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0

독후감) 오니시 유타카 지음 "선진국 한국의 우울 - 저출산고령화, 경제적 격차, 세계화"


大西 裕 著
先進国・韓国の憂鬱
少子高齢化、経済格差、グローバル化
中公新書2262

오니시 유타카 지음
선진국 한국의 우울
저출산고령화, 경제적 격차, 세계화
츄코신쇼 출판사 2262




미리 말해두지만.... 이건 서평이 아니라, 독후감이다.

지난 해부터 오니시 교수님이 책을 쓰신다고 하여 가끔 아르바이트로 자료를 찾아서 도와드릴 일이 있었다. 그게 최종적으로 이 책으로 출판되었다. 출판되고 나서 교수님이 나에게도 한 권 주셨는데(사실 주시기 전에 이미 구입한터라, 나에겐 지금 2권 있다....), 지난 달 우리 연구실의 독서회 책으로도 선정이 되었기에 읽어보았다. 사실 도와드릴 때에는 자료만 찾아 드리는 일이었기 때문에 읽거나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읽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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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세계적인 지표로 보았을 때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인들은 아직 스스로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그렇게 된 과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시대별(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로 검토한 후, 그것이 현재 박근혜 정권에 있어서 어떠한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는지를 여러 지표와 자료를 통해서 설명한 책이다.  특히 2012년에 대선에서 "경제민주화"가 이슈가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급격한 증가와 노동시장 안정을 위한 사회적 부담금에 대한 예산의 축소 등으로 상대적 빈곤층의 급격한 증가가 "선진국"인 한국에서 일어나다는 문제제기부터 시작한다.

그 문제에 대한 자세한 풀이는 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간단히 답을 적으면 각 정권의 정책추진 과정에 있어서의 이데올로기와의 대립들이 정책 추진을 위한 사회적 약속의 균형을 깨뜨리고 말았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의 외환위기 시절에는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개혁(특히 노사정 위원회)은 제도적으로 정비되나 보수파의 반대에 부딪혀 충분한 양적인 결과에 이어지지 못한다. 그 결과 노조의 정부 불신으로 이어져 결국 미완성의 제도로 마무리 되고 만다.

이어 노무현 정권에는 복지와 생산성 상승을 한 세트로 하는 이른바 북유럽화 복지정책+경제발전 정책을 추진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보면 "한미FTA를 왜 진보인 노무현 정권이 추진했는가" 알 수 있으나, 한편으로 그러한 정책 추진에 있어서 노무현 자신의 지지자인 진보파를 설득하지 못하여 실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명박 정부는 그 이전 정권에서 이루어진 사회민주주의적인 제도를 자유주의적인 제도로 바꾸려고 하였으며, 공공사업을 추진하며 물가를 통제하는 등 권위주의적인 개발주의 정책을 추진했으나, 여당 내는 물론 야당인 진보파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제도적인 회귀와 더불어 타 정책 추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명박 정권 시절에 자유주의적인 제도로 바꾸려고 하다보니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는데, 이명박과 같은 여당이었던 박근혜는 그러한 이명박 시절과 차별을 두기 위해서라도 노무현정권 시절에 추진코자 했던 "복지정책"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중시하는 정책을 대선의 주제로 내걸었으며 이를 실행하려다보니 경제격차를 줄인 보통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한국의 우울증이 심화되고 있다...는게 이 책의 흐름이다.

정책의 내용 등은 흔히 한국에서도 언급되는 내용이라 새로운 점은 특별히 없지만, 이 책의 특징과 장점, 그리고 나의 감상 포인트 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많은 자료 - 서두에서도 썼고 나도 도운 책이지만, 이 책은 국제적인 비교와 시대적 비교를 나타낸 계량적인 자료가 많다. OECD나 한국 통계청, 선관위 자료는 물론이지만, 특히 츠지나카 유타카(辻中豊) 선생님팀의 프로젝트인 "단체의 기초에 관한 조사(한국)/団体の基礎に関する調査(韓国)"(K-JIGS2) 등을 활용한 한국인의 복지에 관한 생각(제2장) 등은 아주 흥미로웠다.

2) "왜 노무현은 한미 FTA를 추진했는가"라는 것에 대한 설명 - 제3장의 내용이 거의 이 부분에 관한 내용인데, 실제로 한국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고, 많은 대답이 있었던 이야기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바라면서 생략하지만, '오해'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노무현이 추구한 "북유럽형 사회민주주의 체제"의 특성과 좌절에 대해서 오니시 교수님은 "노무현의 꿈"이라고 적었는데... 그 뜻은 읽어보면 알 수 있으리라.

3) 이명박 정권의 이른바 "역코스(逆コース)" : 원래 "역코스"라는 말은 전후 일본 정치판에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정권을 잡고 사회민주주의적인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하자, 보수파로서 수상이 된 요시다 시게루(吉田茂)가 당시의 세계적인 추세(한국 전쟁 발발, 중국 공산당정권의 성립 등)를 이유로 맥아더 등의 반대도 물리치고 그 전 정권이 추진했던 사회민주주의적인 제도를 뒤엎고 우파에 의한 중앙집권적 지배형태로 바꾸는 형식을 뜻한다. 이명박 정권의 정책 추진 내용을 읽어보니, 딱 한국의 "역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죽은 노무현과 싸우는 산 이명박, 박근혜 : 현재 진보파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기본적으로 노무현 정권 시절의 정책의 계승이고, 그에 대해서 이명박은 사실상 어찌하지 못했기에 제도적으로는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이명박과는 다른 보수를 지향하는 박근혜는 어찌하는가? 제도를 없애기에는 부딪히는 벽이 많고, 그렇다고 보수 지지자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을 수는 없고... 바로 지금 현재의 상황이지만, 언젠가 누군가가 다시 설명해주길 기대해본다.

5) 진보란? :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책에서는 한국에서의 복지정책의 좌절을 "진보 vs 보수"라는 이데올로기의 대립구도로 그리고 있지만, 과연 여기서 말하는 "진보"가 한국에서 말하는 "진보"와 동의어인지는 의문이다. 즉, 김대중/노무현 시절의 이른바 진보와 현재의 진보와 동일시 되는가. 특히 야당의 입장이나 정책적인 입장이 진보적인가. 그리고 여기서는 언급되지 않은 진보정의당과 같은 좌파적 입장에 대한 논의가 없다보니 아쉽다.


 논의 자체는 2012년 대선까지다보니, 그 뒤의 변화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으나, 그 전의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아무것도 모르는 일본인에게도 이해하기엔 쉬운 구성으로 되어 있다(일본에서 "신서(新書)"라 불리는 책들은 전공서적이지만 조금은 일반서적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다.)

여튼! 읽다보니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이 한국에서 출판되면 어찌될까? 교과서가 아니다보니 책의 "수명"이 짧은 책이라 한국어 번역판은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길 바란다. 한국인(나도 포함해서)이 이 책을 읽었을 때 머리 속에는 지금까지의 의문의 해결과 더불어 새로운 의문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나도 도왔다는 후기에 적힌 증거를 제출하고 턴을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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